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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[2006.02.26] 자식 2
  2. [2006.02.14] 비오는 날
  3. [2006.02.10] 불쌍한 사람 2

자식

Paper Crown Old Posted at 2006. 2. 26. 21:26


혼쭐이 난 아이의 표정은
소낙비에 묻어 쓸려가는 먼지처럼
어느새 소리없는 행복으로

세월에 얽힌 내 얼굴은
그 시간처럼 공간처럼
그저 소리없는 행복으로

같은 행복, 같은 얼굴로

나의 2세여...

<종이왕관 세번째 이야기, 2006. 02. 25.>

서해 - 선재도 해수욕장

EF 85mm / F 1.8

Raw -> JPG Converted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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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오는 날

Paper Crown Old Posted at 2006. 2. 14. 22:38
비 맞는 행복에 목 말랐다.

얼마나
차디차고 축축한 것일 건데도

그 떨림
그 느낌
그 행복에 목 말랐다.

하늘도 보았으면...

빗방울 벽에 막혀
까맣게 보이겠지만

시원함에
두 뺨을 씻구
두 눈덩이를 씻어서

왜 울었니...?
라고 듣기보단

왜 젖었니...?
비 맞았니...?
라고 들으니까...

<종이왕관 두번째 이야기 2003. 4.7.>

잠실병원 홍인경 간호사에게 드리는 감사의 편지 中 에서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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불쌍한 사람

Paper Crown Old Posted at 2006. 2. 10. 21:38
눈 덮인 거리를 걷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.

'저 시린 눈 무더기에 손을 넣어보지 못한 불쌍한 사람이 있을까?"

글쎄... 한분 계신거 같다.

햇 밤을 깎아 드셔 본적이 없으셔서

생밤의 차갑고 달콤하지만 입안 가득 끈적이는 느낌을 가져 보시지 못 하신 그분...

그분은 아마 몇시간이나 눈덩이들과 함께 뛰어 놀아

강렬한 핑크 빛으로 젖은 두손을 보신 적도 없으실거 같았다.

모든 분들이 존경하고 동경하는 그분이시지만...

갑자기 그분이 측연하게 느껴졌다.

올 가을엔 그분께 햇 밤을 예쁘게 깎아 한 움큼 쥐어드려야지...

<종이왕관 세번째 이야기...2006. 02. 10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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